"양산단층과 수직 … 내진설계 무의미"
환경단체 "도 넘은 안전불감증" 비난, 포항시 "문제없다" 댐 건설의지 안굽혀
추진중인 연천 아미천댐(동막골댐)에도 영양미치나?
경북 포항시의 댐 건설이 위험한 것은 국내 대표적인 활성단층대인 양산단층 위에 짓기 때문이다. 활성단층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다.
당장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신규댐백지화위원회는 21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산단층대 위에 지으려는 포항 항사댐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댐 건립이 추진 중인 포항, 울진, 연천 등 환경단체와 주민, 지리산연대 등 전국에서 모인 시민단체들이 이날 회견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댐이 붕괴해 항사댐 하류에 있는 오어지댐의 수량까지 합쳐지면 포항시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자원공사 사전검토협의회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지질 전문가에 따르면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으로 내일 당장 지진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위험지대"라며 "그곳에 댐을 짓는다는 건 안전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질적인 포항 지역의 생활용수 부족 문제, 호우 때마다 반복되는 주거지 및 농경지 침수 피해 등 예방을 위해 항사댐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시는 댐이 활성단층위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활성단층이라고 확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2012년 국민안전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동 조사에서 '항사댐 예정지는 활성단층 미확인 구간이며 향후 세밀한 지질조사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 후 적정한 내진설계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항시 관계자는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자인했다"면서 홍수대비·하천 유지·생활용수 공급이 항사댐으로 해결되지 않고 안전문제도 심각한 댐 건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활성단층 위에 댐 건설을 강행하는 포항시도 문제지만 안전 문제를 방관하는 수공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휘근 신규댐백지화연대 사무국장은 "2007년 이후 대형 댐 건설 계획이 사라지고 4대강 사업도 없어지면서 존립 위기에 놓인 수공이 '희망지 신청제'라는 명분 뒤에 숨어 신규 댐 공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오천읍 항사리 일대에 저수량 470만㎥, 높이 50m·길이 140m 규모의 항사댐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와 수공은 올해 3월 댐희망지신청제 사업을 시작해 6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포항 항사댐은 최종 후보지 6곳 중 하나다. 건립 적합지에 대한 논의는 민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전검토협의회가 맡았다.
또한 연천 아미천댐에 대해서도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이석우 대표는 "연천읍 동막리에 추진중인 아미천 댐은 백해무익하다"며 "더 이상 명분없는 댐 건설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대표는 "한탄강댐과 군남댐도 모자라 아미천댐까지 추진하겠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