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두루미의 생태를 한자리에..”
‘임진강 두루미 아빠’ 이석우씨
첫 두루미 사진 전시회 5∼15일
20년간 촬영한 두루미 생태 사진
“임진강 두루미와 여울 보호 희망”
“민통선 내 임진강은 세계적 희귀조류이자 대형 조류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의 겨울철 삶의 터전입니다. 학(鶴)으로도 불리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겼던 두루미의 신비로운 생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년동안 두루미의 생태를 사진으로 꼼꼼히 기록해뒀습니다.”
이석우(60) 의정부양주동두천 환경운동연합(의양동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임진강 두루미 사진전’을 처음으로 연다. 오는 5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무농갤러리 2층 전시실에서다. ‘임진강 두루미 아빠’로 불리는 그는 20년간 촬영한 두루미 생태 사진작품 50점을 전시한다.
크고 작은 액자에 담긴 작품은 신기한 두루미의 생태가 골고루 담겼다. 인적이 없는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수백 마리 두루미 무리의 모습은 장관이다. 동틀 무렵 물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얼음으로 변한 강가 여울에 옹기종기 모여 다리를 얕은 물에 담근 채 잠자리에서 깨어나는 모습도 신비스럽다.
임진강 강 위 푸른 하늘에서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무리지어 날아다이는 두루미 모습은 연하장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 모습이다. 두루미와 재두루미 수백여 마리가 흰눈밭으로 변한 임진강 빙판과 여울에 모여 겨울을 나는 모습은 동화 속 세상을 연상케한다.
이 의장은 “지난 1998년 민통선 지역 두루미가 독극물 중독으로 잇따라 떼죽음 당하는 것을 보고 두루미 보호활동에 나서면서 생생한 자연생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두루미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환경단체 회원들과 지역주민, 군부대, 지자체, 수자원공사 등의 먹이주기와 보호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두루미 개체수가 현재 700여 마리로 20년 사이 10배가량으로 늘어 보람이 크다”고 소개했다.
“두루미의 밤과 새벽시간대 생태 촬영을 위해 영하 20도 이상의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 위장텐트 안에서 몇날며칠 밤을 세운 기억이 수두룩합니다. 그래도 두루미의 습성을 파악하고 여기에 맞춘 보호활동을 펼칠 수 있게 우리 사회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소득입니다. 겨울철 촬영이다보니 차량이 눈길ㆍ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길가에 처박혀 아찔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두루미 월동지로 거듭난 민통선 임진강이 ‘두루미의 낙원’이면서 ‘두루미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잡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사진 전시회를 연다고 소개했다. 전시회 기간 방문객들에게 흥미진진한 두루미 생태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줄 예정이다. 또 연천ㆍ의정부 등 인근 지역에서도 순회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이석우 의장은 “임진강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였던 임진강 장군여울이 하류 군남댐의 겨울철 부분 담수로 사라지고 인근의 빙애여울 한 곳만 남아 걱정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세계적인 두루미 월동지인 임진강 빙애여울을 요즘 방문하면 두루미 생태 관찰에 더해 전방 지역의 안보관광을 겸하기 제격”이라고 소개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구입을 원하는 사진작품은 판매한다. 그는 “수익금은 두루미 보호활동 기금으로 전액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류연구가인 도연 한탄강자연학교 대표는 “이석우의 임진강 두루미 사진은 인간이 어떻게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공존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해답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다”고 말했다. 박수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 부본부장은 “이번 임진강 두루미 사진전이 정부와 연천군, 학계, 시민들이 연천 임진강과 두루미를 지키는데 관심과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