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이 대규모 민간투자인 ㈜빙그레를 유치하면서 투자의향서만 믿고 예산을 투입, 추진해 오다가 사업주가 등을 돌리자 손해배상청구도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으로 막대한 직간접 손실을 초래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8년 2월23일 ㈜빙그레는 연천군 통현리 일원 16만㎡의 부지에 남양주에 있는 공장을 연천 통현일반산업단지로 통합 이전하려고 연천군에 투자의향서를 내고 2028년까지 38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지을 계획으로 협의해 왔다.
이에 따라 연천군은 ㈜빙그레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이후 통현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설계용역비 등 수억원가량을 투자하고 BIX(은통산업단지)와 함께 사용하는 공업용수 공급관 등 각종 사항의 설계비 및 용역비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빙그레가 들어설 통현일반산업단지는 군민들에게 한껏 기대감을 주면서 순항을 보이는 듯했다.
㈜빙그레가 연천군에 제출한 투자의향서는 말 그대로 투자의사를 표시하는 문서로 법적효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협약서도 맺지 않고 연천군은 무리하게 예산 수억원을 지출한 것이다. 그러나 ㈜빙그레 측은 지난해 9월22일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부득이 산업단지 조성을 중단하게 됐다며 최종 사업 포기를 했다.
하지만 ㈜빙그레는 연천군과 맺은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지난해 12월15일 충남도청에서 오는 2030년까지 수천억원을 들여 천안동부바이오 산업단지 전체 부지에 대규모 주력 공장을 설립하는 투자협약서를 체결하고 연천군에 완전 등을 돌렸다. 특히 ㈜빙그레와 천안시와 맺은 투자협약서(법적 구속력 있어 보임)와는 달리 지난해 2월20일 김광철 연천군수와 ㈜빙그레 관계자가 참석한 공식석상에서 연천군과 빙그레 간에 주고받은 법적효력이 없는 투자의향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연천군이 김광철 군수 치적사업인양 ㈜빙그레가 유치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던 통현산단을 포기하고 천안으로 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연천군민들의 상실감과 함께 투자의향서 파기에도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천군은 ㈜빙그레의 통현산단 포기로 인해 연천군은 최소 200억원(국·도비 반납액 포함) 이상 직접손실과 함께 통현산단 길 건너에 조성 중인 은통산단의 입주 지연에도 큰 영향을 줘 지역경제 손실액이 수천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군수 치적사업으로 보이는 민간투자 사업을 가지고 투자협약서도 아닌 법적효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만 보고 막대한 예산을 지출한데 대해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있는지 경기도, 행정안전부 등 상급기관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여론이다.
연천군의 한 관계자는 “㈜빙그레 측과 2018년 2월23일 있었던 투자의향서는 이쪽에다 한번 해볼 의향이 있었다는 단순한 표현이었으며 ㈜빙그레가 사업계획서를 갖추고 지난해 2월20일 정식으로 투자의향서를 제출해 바로 24일 심의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빙그레가 제출한 투자의향서를 가지고 BIX(은통산업단지)와 함께 사용하는 공업용수 공급관 등 설계비를 지출했으며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협약서는 통현산단의 인허가 사항이 끝나면 그때 맺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빙그레산단 유치무산 후 연천군과 ㈜빙그레가 인재육성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 활성화 상생협력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연천군에 장학기금으로 현금 3억5000만원과 3년에 걸쳐 1억원 지급 및 2억5000만원가량 지역 경로당 등에 빙그레 유제품 제공 등 7억원가량을 받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