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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겨울만 되면 논밭 주변 전봇대에서 전깃줄이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 앵커： 이렇게 전깃줄을 끊어간 사람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는데요.
신기원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한창 바쁜 농번기와 달리 한가한 농한기에는 논밭 주변에 사람의 발길이 드물기 마련입니다.
이런 점을 노린 범죄였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인삼밭입니다. 밭 옆에 전봇대만 우두커니 서 있을 뿐 전깃줄이 보이지 않습니다.
수백 미터 떨어진 논두렁의 전깃줄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４９살 문 모 씨 등 ２명이 이들 전봇대에서 전깃줄을 싹둑 끊어간 겁니다.
● 전깃줄 절도 피의자 : 한 사람이 자르면, 밑에서 그냥 감았어요. (시간대는요?) 6시 넘어서요..
● 기자： 이들은 최근 ２년 동안 경기도 포천과 연천， 가평 그리고 강원도 화천과 철원 등에서 １００번 이상 전깃줄을 훔친 걸로 확인됐습니다.
● 이승준 경장 (경기도 포천경찰서 강력팀)： 검문도 걸릴 수도 있으니까 보이지 않게 뒷좌석이나 조수석 밑에다 실어 가지고 가져가는 방법으로...
● 앵커： 저렇게 전깃줄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되면 전력공급이 끊길 텐데 그렇게 되면 주민들이 알게 되지 않나요.
● 기자： 주민들이 잘 몰랐다고 하는데요.
이 전봇대들은 하나같이 논밭 주변에 있는 것들이었는데 이 전봇대들은 전깃줄을 통해서 논밭에 물을 대는 양수기 등에 전력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농사일이 바빠지는 봄이 되기 전까지는 양수기를 쓸 일이 없기 때문에 요즘에 농민들이 전깃줄이 있는지 없는지 별로 관심이 없는 겁니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 농사일이 바빠지기 때문에 그때서야 전깃줄이 없는 걸 눈치채게 되죠.
● 김민재 (한국전력 포천지점 전력공급팀)： 농사가 시작되는 철에 더 많이 신고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농한기 때는 안 쓰기 때문에 쓰려고 가서 보면 현장에 없는 거죠.
● 기자： 그러다 보니 피의자들은 한 번 전선을 잘라간 전봇대를 한전이 복구해 놓으면 복구된 전선을 또다시 훔쳐가기까지 했습니다.
● 앵커： 이렇게 전깃줄이 자꾸 사라지는 걸 보면 전깃줄이 꽤 돈이 되나 봐요？
● 기자： 전깃줄 안에 들어 있는 구리를 노린 건데요. 이 구리를 내다 팔면 １ｍ에 ６０００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이승준 경장 (경기도 포천경찰서 강력팀)： 전선피복을 끊으면 한 명이 잡아당기면 구리만 쑥 빠지니까， 그런 식으로 해 가지고 고물상에 판매를 한 겁니다.
● 기자： 그동안 사라진 전깃줄 길이는 모두 １５ｋｍ인데요. ９０００만 원어치나 됩니다.
하지만 봄이 되면 전깃줄이 사라진 걸 발견한 농민들의 신고가 더 들어올 걸로 보이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훨씬 더 커질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 앵커： 신기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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