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최종편집 : 2022.6.30 23:55
     

 HOME > 문학마당

흉가
  • 2005.11.25
  • 조회 3103
전쟁의 포화에 눈알이 빠져나가고
 늑골이 무너져버린
 노동당사* 라는 빈집 하나
 힘겹게 버티고 서 있다


 같은 핏줄간, 이데올로기(ideologie)의 승강이질이 있을 때
 이 집 속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반대파들을 데려다
 갖은 고문과 학살의 만행 있었다는
 기록이 하얀 판대기에 검게 선명하다


 생피를 좋아하는 자들이 연출한 비극 있었다해도
 철부지한 사람들이
 백주에 나타난 유령 같은 이 집과
 웃으며 사진도 찍는 볼거리가 되었다


 지금은 한가위날
 변방의 밤이다
 멀리 초병의 기침소리가 이따금
 시린 가을밤 대기를 가를 뿐
 고요가 잠을 청한다


 소름 돋는 전설이 사는
 흉가의 달그림자를 벗어나 하늘을 보니
 휘영청 밝은 달이 서옄으로 가다가
 걸음을 잠깐 멈추었다
 

 달의 눈물을 보았다.




 *노동당사: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에 위치한 북한 공산당 당사
                1947년 초부터 반공인사들을 사찰하며 대남 공작을 주도하던 곳
                고문과 학살에 의한 유골이 발견 되기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네이트온 쪽지보내기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7 이른 새벽의 일기 .. 현영옥 08.28 3176
106 실 수 이돈희 12.24 3174
105 그 골짜기의 카페 (3) 고정현 05.04 3174
104 scarecrow. (1) 신창순 11.22 3167
103 회원가입방법 및 글쓰기 이용 안내 연천닷컴 04.21 3162
102 맨발로 흙을 밟고싶다 (2) 고정현 09.01 3150
101 흔적 (2) 고정현 11.29 3140
100 무제... 신기수 05.30 3127
99 가을 배웅 (2) 고정현 10.30 3116
98 변방에서 이돈희 12.24 3107
97 흉가 (1) 이돈희 11.25 3104
96 신철원여행기2 (전망대) (2) 고정현 09.28 3100
95 무언의 눈으로 (3) 고정현 07.21 3099
94 산장 카페에서 이돈희 07.15 3096
93    [re] 찔레꽃 장미 07.18 3095
 
 
   11  12  13  14  15  16  17  18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