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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을 도는 하루
  • 2006.02.13
  • 조회 2807
맴을 도는 하루



코끼리 손을 쥐고
오늘도 맴을 돌았다


고치에 매달린
뭉친 빛의 밀도
한숨의 끄트리 잡고
맴,맴을 돌아
어지럽도록 풀어젖혔다


화성의 반지꽃
차디찬 잎새를 지나
목성의 토혈하는 기침 소리에
꼬리에 불꽃이 일었다


투명인간처럼 빠르게 돌았다


밀폐된 가로등 빛은
질식하며 비명을 지르고
별과 달빛은 팔랑개비처럼
촛점 밖으로 퉁겨 나간다


불길이 쫓아 온다
더 빨리,광속으로 돌아서
몸부림치는 입성을 벗어야한다


몇웅큼의 살비듬과
몇조각의 뼈마디와
촛불같은 정령만 남겨
술한잔 데워진 태속으로 가야 된다


후훗 ㅡ
탁자 흔들리고
부숴진 웃음이 쏟아지고
일곱 난장이는 정신을 잃었고
어지러움은 그냥돌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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