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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무덤
  • 2010.09.21
  • 조회 3016
살어리 살어리 랐다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았다

버선 발 하얀 모습을 그렇게 보이고
가슴 한 쪽 까맣게 물들이면서도
어미의 모습이 그렇게 하얀 버선 발 인줄로만 알고 살았다

고픔을 느끼지 못해  늘 투정이 빨래 줄 처럼 늘어서고
모자람을 알지 못해    거덜을 내곤 했다

어느 날 어미의 웃음 소리로  손님을 맞이하던 날
장독의 커다란 독안을 바라보며  흐느끼는 어미의 모습이
어찌나 낮이 설든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랬다

아비가 그렇게  한량으로 동네 한 바뀌를 돌아도
어미는 아비의 벗 자락에 막걸리 주전자를 디밀고
박박 소리 나지않은 안주는 늘 진수성찬 이였다

오라비 셋은 철이 들면서 부터  어미의 모습이 안타까웠고
사십을 넘고도 여식은 여전히  시린 어깨와
고운 모습이  포근한 안식처로 보였다

그렇게
언제나 처럼  웃는 모습으로 머물러 있을 어미로
여식은 의심치 못했다

그 곳엔


운동화를 신어야만 올라가는 산 중턱
외로운 서쪽새 둥지를 트는 그곳  여식은 서러움에 그리움에  떨며
한 번도 오를 때 오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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