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랑

 

 

                                     詩  /  이준호       

 

 

 낡은 툇마루가 보이는

 

 아주 오래된 외딴집 문앞에 서서 

 

 무릎까지 올라온 풀자락을 보며

 

 당신을 좀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언젠가 우리 서로 

 

 늙어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아무도 돌보지 않는 뜰을 거닐어

 

 먼저 떠나간 사람을 한없이 그리워하며

 

 가슴아파할 거란 걸 알기에

 

 빨갛게 녹슨 철문을 어루만져

 

 당신을 좀 더 헤아리지 못했음을

 

 미안해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마음을 맞추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에 겨운 일인지를 알기에

 

 고마움의 감정 하나도

 

 말로 내어놓지 못한 나의 부족함을

 

 낯선 외딴집 문앞을 서성여

 

 되내어 보았습니다.

 

 

 처음 감정 그대로 사랑하겠다던

 

 그 순수한 날의 맹세는

 

 세상살이란 허울좋은 변명앞에

 

 살며시 묻어만 놓은 채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이유로

 

 무심코 지나쳐왔던 당신의 존재가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것임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림 - DAVID HO 

 편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