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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코트
  • 2003.04.24
  • 조회 3728
비가 오는 날.
생전 보이지도 않던
민물게가, 집게를 들고 거리로 기어 나온다.

무거운 집게를 들고
옆으로 걷는 길.

삶은
삶은게가 아니라는 듯
비 오는 날 용기로 일어나
거리를 걷는다.

이미 달라진 세상에서
게는 옆으로 걷는다.

집게 안에
금방 주운 세상 하나 집어 들고
마냥 옆으로만 간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곳.
게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롬싸롱 전단지가
집게안에서 조금씩 찢어 진다.

비는 갑옷 같은 가난을
계속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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