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감사하는 마음 하나로 험난한 인생역경을 이겨내고 할인매장과 한식음식점 대표로 우뚝 선 50대 부녀자가 20여년간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해 오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웃들 사이에서 여장부로 통하는 화제의 인물은 연천군 전곡읍에서 다래마트와 청산면에서 신라가든을 운영하는 양춘연(58)씨.
지난 85년 남편과 사별후 빚더미에 앉은 양씨는 생가터에 통닭집을 차려 생계를 이어갔다.
도내 최북방 지역이기 때문에 손님층은 주로 군장병이 차지했고 이들은 양씨에게 소중한 단골손님이었다. 술과 안주값이 고작 돈 1만원 안팎일지라도 이들을 대할 때면 자식을 마주하는 어머니와 같이 정성을 다했고 항상 덕담으로 마음을 나누는 인정은 이들의 발길을 되돌아오게 했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외면하지 않았고 이에 양씨는 여름철이면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군부대를 방문하고 겨울에는 차를 끓여 보답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일어선 양씨는 지난 93년 할인매장을 차린 뒤에도 하루 3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서도 고객들에게 싸고 좋은 제품을 공급하려고 노력해왔다.
부지런해야 살 수 있다는 각오 하나로 세파에 뛰어든 양씨는 11년동안 매장을 관리하면서 오후 10시 영업이 끝나자마자 가락동 시장을 전전하며 직접 시장조사를 벌이는 등 황소같은 뚝심과 근면 하나로 어두웠던 과거의 그림자를 물리쳤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양씨는 매달 100여만원을 들여 인근 군부대장병 위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지난 98년 동두천시가 수해를 입었을때 양씨는 동두천 시민들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열흘 동안 직접 보산동 마을 곳곳을 돌며 시민들에게 김치를 나누어 주고 수해복구에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연천군 부대후원회장을 맡으면서 민·군 가교역할에 앞장서고 있는 그녀는 8년 전 군대생활이 힘들다며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려는 장병을 친자식처럼 따뜻하게 감싸줘 그 장병이 충실히 군복무를 마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육신이 허락하는 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는 양씨는 세상을 좀더 향기롭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남은 인생동안 가장 바라는 소망이라고 말한다.
'자식들에겐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정신을 물려주고 재산은 사회에 모두 환원한다'는 소신을 품고 있는 양씨는 쉽게 꿈을 저버리고 좌절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벼랑끝에선 마음가짐으로 다시 일어서면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