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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
  • 2004.11.30
  • 조회 3097
애수(哀愁)

詩 / 金 京坤


밤 독수리 떠나며
남겨 둔 자리는 훵 한데
달빛에 쓰러진 꽃나무는
꽃도 피지 아니하고,
애꿎은 그림자보고
일어나라 소리친다.

술 잔에 부딪힌 손은
하나일진데
가슴에 담는 술은 두 잔,
미풍의 요동은 하나인데
둘이 되고 싶은 인영은
그림자를 벗 삼아
술 잔을 비우고
별 지는 새벽
잔월(殘月)의 아쉬움을
술잔에 담았으나
애수(哀愁)에 젖은 가슴엔
사랑도 담을 수 없어
빈 술잔만 덩그러니 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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