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같은 곳에서 들려오는
오월 포곡조*(佈穀鳥) 소리 구슬프다
뜨거웠던 전곡리 용암 고원이
묻혀버린 시간이 아쉬워
시름에 잠겨있다
선사박물관 유리집 속에서
원시인의 돌도끼들이 세상을 훤히 내다보며
영혼이라도 좋다며 옛 주인을 기다린다
호모사피엔스 (Homo Sapiens)의 후예들이
붉은 점토 언덕에서 서성이며
익수룡들이 까욱거리며 머리위를 날으고
오리나무, 버드나무, 소나무, 명아주 원시림을 헤집으며
으르렁거리는 하이에나, 코끼리, 막카카* (macacus) 무리들을 상상하면서
무한 시공(時空)의 동굴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선사시대 여인들의 고통스런 겨울 출산과
번개천둥치는 우기의 밤은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불혹의 몇몇 여인들 수근거리며
하얀 강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화사(花蛇) 같은 한탄강이 영원한 세월을 안고
서역으로 가는 태양을 따라간다
여기는 북위 38°, 전곡리(全谷里)
바람도 부드러운
선사인들의 영원한 대지(垈地)다
* 포곡조 : 뻐꾹새.
＊막카카(macacus) : 선사시대 원숭이의 일종.
* 여기 등장된 익수룡을 제외한 동식물은 최무장 고고학 교수의 전곡리 발굴 보고서에서
인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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