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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담
  • 2006.02.12
  • 조회 2942
세월 징하게 삭혀서
제멋대로 그린 화상
송장꽃 한잎 떼어다
씨앗으로 심을 자리
숨겨진 서릿날에 손끝 베이고


백설빛 한지 위로
툭툭 소리내며 떨어지는
선혈같은 그리움
짙기만한데
이 추운 겨울날 어찌 참아 냈을꼬


슬금슬금 뵈지도 않는 걸음
한발은 건너 짚고
한발은 뒤로 사려
시간으로 묶은 자리
빙빙 맴만 돌다가 하늘 저물었으니


이 사람아
놀처럼 혼불 재운 이곳에서
내 손톱 깨진 하룻날 얘기
漫談처럼 할터인즉
가슴 울렁이는 소리 들어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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