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혹독한 물난리를 겪은 경기도 북부 연천군. 인구 5만5000명이 사는 작은 자치단체의 주민모임인 '지역사랑실천연대'가 지난 11일 주민들을 위한 사이버 사랑방 '연천컴'(www.yonchon.com)을 개설했다.
지역사랑실천연대는 자영업자, 농민, 목장주 등 50여명이 작년 7월 만든 연천군의 하나뿐인 시민단체. '연천컴' 개설을 주도한 실천연대 사무국장 이석우(42)씨는 "일방적인 군청의 행정독주를 감시하고 주민들의 작은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개인 돈 300여만원을 들여 만든 '연천컴'은 주민들의 대화방인 '열린 마당', 장터 노릇을 하는 '생활정보', '문학마당' 등의 코너로 개설 닷새만인 15일 조회건수 1000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비디오 촬영업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그는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시민운동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몇개월간 밤잠을 설쳐가며 만들었다"며 주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흐뭇해 했다.
이씨는 수해 진상조사 활동을 통해 대한토목학회와 '현대' 등 골리앗을 상대로 벌인 싸움 끝에 연천댐 철거 결정을 이끌어낸 장본인. 이씨는 "수해 진상조사 활동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펼쳐지는 행정을 보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봉쇄된 부분이 아쉬웠다"며 "주민들의 자치행정 참여를 이끌어내고 주민이익을 대변하는 신문고 역할을 하는 사랑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