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IC 폐쇄로 의정부IC 주변 등 교통마비 일쑤
지난 총선때 與野 "호원IC 영구 개설" 정치적 약속
정부 "국비로 개설 못해… 市가 1200억 부담해야"
지난 4월 9일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의정부 지역 최대 화두는 서울외곽순환도로 호원IC 영구 개통이었다. 해당 지역구 여야 후보는 모두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의정부 지원 유세에서 "한나라당이 IC를 만들어주겠다"며 '정치적 약속'을 했다. 그만큼 시민들의 염원이 크지만,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호원IC가 폐쇄된 지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영구 개통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의정부시 "영구 개통", 정부 "국비로는 불가"
호원IC는 의정부IC에서 사패산 터널 방면 1.6㎞ 지점에 위치한 임시 IC로, 지난 2006년 6월 30일 개통됐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사패산 터널 구간 제외) 개통 당시 차량들이 사패산 터널 공사 구간을 북쪽으로 우회하는 서부우회도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사패산 터널 공사가 마무리되며 호원 IC는 개설 1년 3개월 만인 작년 10월 1일 폐쇄됐다.
개통 기간 호원IC는 하루 4만여대의 차량이 이용할 정도로 차량 흐름이 활발했지만, 이 기간에도 향후 영구 개통을 원하는 의정부 시와 불허하는 정부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 호원IC의 영구 개통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와 시민들은 교통난 해소와 이용 편의를 위해 영구 개통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사고위험과 비용 등을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작년 4월 임시 개통 당시의 모습. 왼쪽 위로 공사중인 사패산 터널이 보인다. /의정부시 제공
정부는 "호원IC로 인해 경기도 전체의 간선도로 기능을 하는 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교통 흐름이 왜곡돼 사고 위험이 커지고, 개통 비용이 통행료로 전가된다"는 이유를 들어 영구 개통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의정부IC와 호원IC간 간격이 1.6㎞로, IC개통을 위한 IC간 최소 간격 기준(2㎞)에 못 미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러나 의정부 시는 "호원IC는 의정부IC로 진출입하는 시내 도로와 동부간선도로의 체증을 분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외곽순환도로에 설치된 IC들 평균 간격이 2.2㎞ 밖에 되지 않고, 부득이한 경우에 IC간격을 최소 1㎞로 할 수 있는 규정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 설문조사에선 의정부 시민들 10명 중 7명이 IC 개통을 바란다는 결과가 나왔다.
개통 방식과 비용에 대한 의견도 달랐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실현 가능 방식은 시가 직접 1200억원을 들여 서부우회도로와 동일로를 연결하는 도로와 램프를 설치하는 것이었고, 의정부시는 외곽순환도로와 서부우회도로간 램프를 설치하는 보다 간단한 방식이면 650억원을 국비와 도비로 투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호원IC,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호원IC의 교통분산 효과는 영구 개통 논의의 핵심 주제다. 경기도 제2청이 작년 10월 호원IC 폐쇄를 전후해 실시한 교통흐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원활한 소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C 폐쇄 시 가장 극심한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동부간선도로 진입 지점(수락초교)에서 경기도 제2청사 구간의 통행 시간은 IC 폐쇄 전 17분에서 폐쇄 후 15분(오전)~18분(오후)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운전자의 '체감 지수'는 이와 달랐다. 택시회사 의성운수의 이광진(41) 조합장은 "호원IC 폐쇄 이후 장암동 고갯길에서 의정부IC까지 불과 1㎞ 구간을 통과하는 데 10~20분이 더 걸린다"며 "주말에는 20~30분이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시의 입장이 달라 추진에 어려움이 있지만, 호원IC가 있으면 교통이 훨씬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성도 논란거리다. 대한교통학회의 조중래 명지대 교수팀 분석에 따르면 호원IC 개통으로 인한 비용편익비는 0.54(국토해양부 방식)~0.774(의정부시 방식)로 타당성을 평가하는 기준(편익비 1)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원IC 영구 개통 가능 시점인 2011년 한 해는 개통 효과를 보지만, 이듬해인 2012년부터는 동부간선도로 확장과 우회도로 신설 등 주변 도로 확충으로 인해 교통 분산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정부 시를 포함한 포천·양주·동두천·연천 등 경기북부 5개 지자체는 모두 호원IC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녹양·민락지구, 고읍·옥정·마전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과 대학 유치, 산업단지 조성, 미군기지 반환 등으로 2016년까지 5개 시군 인구가 116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에 영구 개통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북부 교통수요를 감안해야 하고, 이 경우 의정부 IC 하나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동부간선도로 확장 공사, 송추길 확장공사, 도시계획도로 개설 사업 등을 최대한 앞당겨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는 호원IC 개통을 위한 논의 재개를 위해 TF팀 구성을 주관해달라고 국토해양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