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방침 발표와 관련, ‘지역 발전의 계기’라며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도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규제 완화 정책 일부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지역을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실질적인 규제 완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허숭 도 대변인은 22일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과도하게 국민의 재산권 및 주민 불편을 초래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부 정책은 도의 건의를 일부 반영한 것이지만 도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면적 69㎢는 도 전체 보호구역 면적(2천213㎢)의 3%로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들 지역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중첩 규제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제도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대변인은 특히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5㎞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벨트형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 방식을 유지하는 한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며 “군사시설이나 작전기지 등 필요한 지역만 박스 형태로 지정하는 등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무부서에서도 “미군기지의 87%, 국방력의 70% 이상이 주둔하고 있으며 포사격장·훈련장 117개, 군사 비행장 16개 등으로 인해 도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내해 온 연천, 파주, 포천, 양평 등 군사시설 주변 주민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보상과 지원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도내에서도 이번 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방침 발표와 관련해 찬반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용인, 김포, 과천 등 12개 시·군 주민들은 “그 동안 주민들이 겪어왔던 행위 제한이나 국방부와 건축협의 등의 행정절차가 없어져 다행”이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를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새롭게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평군 승안리, 양평군 청운면, 여주군 대신면 옥촌리, 광주시 퇴촌면 무수리 등 4개 시·군 1.9㎢ 일대 주민들은 “기존의 군사시설보호지역도 풀어주는 마당에 오히려 추가 지정됐다”면서 “가뜩이나 팔당수계지역으로 묶여 고통과 좌절을 맛보고 있는 지역 주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경기도의회 이재혁(한·이천)부의장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해 이석연 법제처장을 만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도의회 등에 따르면 이 부의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법령 개정 시 주무부처의 원활한 협조를 촉구하기 위해 법제처를 방문해 이 처장과 환담을 갖고, 이 자리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장시간 설명했고, 합리적인 규제 개선을 위해 ▶낙후지역 등 수도권 범위 제외 ▶정비발전지구제도 도입 ▶오총제 중첩 규제 개선 ▶공장총량제 폐지 등의 법령 재·개정 시 법제처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통일시대를 대비한 한반도 평화·통일벨트 구축을 위한 ‘(가칭)통일경제 특별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에 법제처가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건의했다.
또 유니버설 스튜디오 진입철도 조기 건설,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수도권 고속급행전철망 구축 등 도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밖에 이 부의장은 도의 권역별 규제 지도와 이천 군부대 이전부지 주민들의 양도세 부과, 하이닉스 신·증설 규제 등에 대해 이 처장에게 설명하면서 수도권의 실정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의장은 “이 처장은 불합리한 수도권 규제문제에 대다수 공감의 의사를 밝혔다”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 법 제·개정 시 의견 조회나 협의절차를 거칠 경우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