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 일부 시.군에서 행정구역 통합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개발연구원(이하 경기연)이 통합시의 청사 위치 문제가 통합추진시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경기연 안병도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1월 작성한 'CEO 리포트'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도내 10개 가상 통합시 안에 대해 31개 시.군내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지역 주민이 통합시의 명칭에 대해서는 타 시.군 명칭 또는 제3의 명칭으로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통합시의 청사는 타 지역에 양보할 수 없다는 답변이 절대적으로 많아 앞으로 시.군 통합이 실제 추진될 경우 청사 위치 선정 문제가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통합시 명칭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5.4%가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혀 "양보할 수 없다"는 응답자 35.1%보다 10% 이상 많았다.
지역별로는 남양주지역 주민 57.7%, 안양지역 55.5%, 의정부지역 53.7% 등 9개 지역 주민이 명칭 양보 가능 입장을 밝혔고, 성남지역만 양보 불가 입장이 47.4%로 양보 가능 입장 34.1%보다 많았다.
반면 청사 위치 양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9.9%가 "그럴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22.3%만이 "그럴 수 있다"고 응답했다.
모든 시.군에서 청사 위치를 '양보할 수 없다'는 응답자가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17일 김황식 시장이 성남시와 행정구역 통합추진 의사를 밝힌 하남시민도 45.7%가 명칭 변경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청사 위치에 대해서는 57.7%가 타 지역에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남시민 역시 72.4%가 통합시 청사를 양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경기연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분석할 때 10개 가상 통합시 지역중 그나마 의정부지역만이 통합시 명칭 및 청사 위치를 양보할 수 있다는 주민 응답이 많아 주민투표를 통한 통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 통합시 10개 지역은 수원지역(수원.오산.화성), 안양지역(안양.과천.의왕.군포), 성남지역(성남.하남.광주), 의정부지역(의정부.동두천.양주.포천.연천), 고양지역(고양.파주.김포.강화), 부천지역(부천.광명), 안산지역(안산.시흥), 용인지역(용인.평택.안성), 구리지역(남양주.구리), 이천지역(이천.여주.양평.가평)이다.
안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지역간 갈등 등을 포함해 현재 조건하에서 도내 행정체계 개편과 관련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면 지역별 과반수 참여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합시'의 탄생은 기대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