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 성남ㆍ하남, 의정부ㆍ양주ㆍ동두천, 경남 마산ㆍ창원ㆍ진해 등 전국적으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시군통합 1호가 어디서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행정안전부와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현재 통합이 추진 중이거나 거론 중인 곳은 전국적으로 30여 개 시군에 이른다. 활발한 지역으로는 청주ㆍ청원, 여수ㆍ순천ㆍ광양, 안양ㆍ군포ㆍ의왕, 의정부ㆍ양주ㆍ동두천, 남양주ㆍ구리, 마산ㆍ창원ㆍ진해, 전주ㆍ완주, 목포ㆍ무안ㆍ신안, 성남ㆍ하남, 부산 중ㆍ동구 등이다. 분할론이 나왔던 서울의 경우 상징성을 감안해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많다. 그 대신 현재 25개구를 4~5개 권역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나머지 6개 광역시는 남겨두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ㆍ군 통합 1호는 어디=성남ㆍ하남ㆍ광주의 통합이 이르면 내년 지방선거 이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광주시를 포함한 3개 시의회 의장들이 최근 통합에 찬성의 입장을 표명한데다, 당초 유보적 입장이었던 광주시가 되레 통합논의를 위한 3개시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나서 주목된다.
오래 전부터 통합 필요성이 거론됐던 의정부ㆍ양주ㆍ동두천 지역도 최근 들어 다시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김문원 의정부 시장의 주도 아래 내달 12일 양주 문화회관에서 이들 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토론회’가 열린다. 의정부 지역의 야당 국회의원들도 통합에 대해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경기개발연구원이 지난 1월 도내 10개 가상 통합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민설문조사에서 “통합시 명칭 및 청사위치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와, 경기도내에서 통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통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해당 시ㆍ군ㆍ구 지역주민들의 여론인데 학계와 시민ㆍ사회단체, 일반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곳이 많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도 선거구 여건 등에 따라 찬반으로 나뉜 곳이 많다. 앞으로 통합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은 “가능한 주민 투표 등을 통해 합의를 유도하며 합의된 지역에서만 우선적으로 실시해야지 강제적으로 무리하게 한다면 국민 전체를 갈등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은 시군 통합추진 논의로 시끌= 행안부가 대표적인 자율통합 추진 대상으로 꼽는 경남 마산ㆍ창원ㆍ진해시와 함안군은 다른 지역보다 통합논의가 활발한 편이다. 그러나 4개 시ㆍ군 단체장은 통합의 대원칙에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각자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 차를 보여 사실상 ‘사인 사색(4人 4色)’의 형국이다.
충청권의 천안ㆍ아산시, 백제왕도라는 역사적 배경을 공유한 공주ㆍ부여, 대전ㆍ금산ㆍ계룡 등 3개 권역은 그동안 산발적인 통합 움직임은 있었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공주ㆍ부여 지역에서 통합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천안ㆍ아산의 경우 아산시민들 상당수가 천안시와의 통합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산시정연구원이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구와 중구의 통합 필요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중구의 거센 반대로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는 폐지보다 유지 쪽으로=광역자치단체인 ‘도’는 폐지시 후속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현재 형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행정구역 개편안은 도는 유지한체 2~5개의 인접 시군구를 통합해 평균 70만 규모의 통합 시ㆍ군ㆍ구를 전국적으로 60~70개 만드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은 차차기 지방선거 직전인 2014년 5월에 완료돼 2014년 6월 선거는 새 행정구역에 맞춰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7월 지방선거는 현행 행정구역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강병규 행안부 2차관은 “행정구역 개편안이 연내에 결론이 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 당장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는 2014년부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모 언론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국회의원의 79.2%가 “현행 행정구역을 60~70개 정도로 묶어 광역화”하는 방안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