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상에 알려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모 종교단체의 신도 폭행치사 및 사체 보관 사건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신도들의 이해 못할 행동과 말은 많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 모 종교단체에서 분리돼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집단은 지난해 여름부터 답곡리에 성전을 짓겠다며 80여명이 함께 집단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교주격인 송모 여인이 주도하는 이 단체는 생명수를 매개로 끈끈한 조직 결속력을 가질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과 격리된 채 장기간 합숙하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건설해 왔다.
이들이 세상에 알려지게된 결정적 계기가 된 사체 보관도 생명수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도들은 모든 병을 고치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도 살릴 수 있다는 생명수의 믿지 못할 신통력에 심취하게 됐고, 철썩같이 믿었다. 생명수로 살리겠다며 가족의 사체를 가져오는 믿기지 않는 일도 이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시신 4구를 보관했던 3∼4평 규모의 콘테이너 안에는 간단한 집기류와 이불 몇채가 놓여 있고, 창문에는 벽걸이형 에어컨도 설치돼 있었다. 아마도 에어컨의 용도는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한 용도로, 부활에 대한 신도들의 믿음이 얼마나 강했는가를 짐작케 한다.
신도들에 따르면 이 종교단체는 '포덕천하 광제창생(布德天下 廣濟創生)'이라는 교리아래 임원진인 선감·교감·보정 200여명과 하부조직으로 차선감·교령·정무·선사·교정·정리·선무·외수(여자).내수(남자)로 나눠져 있다고 한다.
임원진은 신도들에 대한 총괄관리를 담당하며 차선감, 교령, 정무는 일반인에 대한 포덕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종교집단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폭행치사 혐의를 제외하면 아직 이 종교집단이 어떠한 위법행위를 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다만 “생명수를 마시면 죽은 사람도 살아난다”고 말하는 신도들의 말과 생명수로 부활시키겠다며 보관해온 시신 4구는 이 단체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 단체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은 제대로 밝혀져야 하고 국민에게 발표돼야 한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고 보호받아야 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나아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