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해를 기념하고 우리 땅 우리 물의 중요성을 체험하기 위한 '경기환경대탐사'가 22일 오후 연천군 고대산 입구에서 도내 전역에서 선발된 탐사대원들이 발대식을 갖고 생태보전지역을 탐방하기 위해 자전거로 힘차게 달리고 있다.
22일 오후 1시 연천군 고대산 초입,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100여대의 자전거가 출발준비를 모두 마쳤다. 500리 물길 따라 달리는 '경기산하 환경대탐사'의 첫번째 목적지는 철원군 북한노동당사로 10㎞에 이르는 오르막길이다.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길을 따라 나란히 흐르는 하천은 폭우로 온통 황톳빛이다. 강둑을 삼켜버릴 듯 밀려 내려가는 물줄기에서 자연의 힘이 느껴진다. 자전거타기에 익숙지 않은 탐사대원들은 오르막에서 몇 번이나 다리쉼을 하느라 조금씩 뒤처지기도 했지만 모든 대원들이 첫코스를 무사히 완주했다.
북한노동당사는 한국 근대사의 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번 물길탐사에서는 최북단 지역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앞으로 3박4일 동안 연천, 성남, 평택, 군포, 안산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의 시발점이다.
본격적인 물줄기탐사에 나선 대원들은 북한노동당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연천 공설운동장까지 내리막을 단숨에 휘감아 내려갔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지만 자전거행렬의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졌다. 초반에 고전을 면치못했던 어린 중학생들도 점점 자전거와 자연에 익숙해져 갔다.
오후 4시20분 드디어 조개못에 도착했다. 연천군 군남면에 위치한 조개못은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된 연못으로 사철쑥군락, 도루박이군락, 물수세미군락 등 수많은 자생 식물군락이 발달해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최근 임진강 상류로부터 흘러들어온 오폐수로 수질이 악화돼 조금씩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날 조개못은 상류로부터 밀려온 토사가 가장자리를 덮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대체로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개못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른 곳은 한탄강. 최근에는 래프팅장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여름 행락철에는 몸살을 앓는다. 특히 하류의 오염속도가 빨라 시급한 보전대책이 필요한 곳이다. 물살이 빨라 강가로 내려가지는 못했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다본 한탄강의 자태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한탄강과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끝으로 첫날 탐사를 마쳤다. 우의를 입었지만 참가자들은 이미 땀으로 다 젖었다.
임예슬(연천 군남중·2)양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동료들의 도움 덕택에 무사히 탐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곁에 두고도 모르고 지나쳤던 자연의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