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곡선사문화탐방로 공사를 하면서 김규배 군수의 지시로 중국산 현무암 자재를 특정업체가 독점 납품하게 했다(경기북부일보 4월27·28일자 보도)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군이 해당자료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며 은폐하고 있으나 김 군수가 검토를 지시한 문건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6월30일 김 군수가 간부회의를 통해 ‘지역의 현무암이 석질이 단단하고 미세하므로 이를 가공해 향후 보도블록 교체 요인이 발생할 경우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선사탐방로 공사를 진행하는 군 관련부서는 지난해 7월17일 ‘보도블록 현무암 사용방안 관련’ 사용가능에 대한 검토결과 보고서를 김 군수에게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건에는 관련부서의 과장과 부군수, 군수의 사인을 비롯해 협조부서로 도시건축과장, 감사담당, 계약담당의 사인이 돼 있으며 문서번호와 보존기간 및 보고일자가 기록된 가운데 군수의 결재 도장까지 찍혀 있다.
이 부서는 당시 김 군수에게 '중국산 현무암 보도블록에 대해 경기도건설본부의 강도실험 결과 콘크리트 제품 기준 이상으로 나왔으나 콘크리트 제품과 석재 제품의 강도를 비교해 제품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건설자재 부재의 품질 확보 및 산업표준화법에 의한 한국산업표준(KS) 제품 등의 인증을 위한 절차 및 미이행으로 현재로서는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을 군수에게 제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관련 부서는 검토의견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도블록으로 현무암을 사용한 실적이 없어 사용을 위해서는 건설자재·부재의 품질보증 및 한국산업표준(KS) 인증절차를 선행해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특히 중국산 현무암 보도블록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품질, 규격, 가격, 시공성, 현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현장별로 설계(용역)시 반영토록 함이 타당하다’는 구체적인 자재구입에 대한 사용방법을 김규배 군수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김규배 군수에게 ‘중국산 현무암 보도블록 사용방안’에 대한 보고를 마친 연천군 담당부서는 같은 해 10월경 검토보고 내용대로 전곡선사문화탐방로에 대해 당초 국내산 소형 고압블록(인터록킹)으로 시공토록 된 것을 설계변경을 하여 중국산 현무암 블록으로 변경 시공하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곡선사문화탐방로를 시공한 J업체는 다른 중국산 현무암 보도블록 수입업체에 대한 접촉을 하지 않은 채 유독 김 군수와 연관이 있는 M건설을 통해 중국산 현무암을 전량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본보가 입수한 전곡선사문화탐방도로(증2-10호선) 개설공사 설계변경현황 자료에 의하면 군이 당초 인도부분에 포장재로 8600여만원의 예산으로 소형 고압블록(인터록킹)으로 시공토록 설계되어 있으나 중국산 현무암 블록으로 변경 시공하면서 무려 2억100만원이 증액된 2억8700여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