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 겨울도 일만리(4000km) 먼 하늘길을
단 하루만에 날개로 걸어 왔다
한반도, 북위 38도 15분 쯤
여기가 세상 살아 있는 것들의 낙원이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세가족, 이웃 네가족 또다른 여러가족들이
청정지역, 아니 - 인간 청정지역
연천, 철원에 유년의 자식들을 데리고 왔다
여기가 너희들이 태동한 참고향이라고
아이들아 -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겨울 억새숲에서
숨죽이며 우리를 반겨주는 사람들 수근거린다
“우리들의 부부사랑, 자식사랑 사람보다 더하다고
저기 한무리의 여인들
저 - 새들 몸매 좀 보라고
작은 얼굴 긴 목, 곧고 긴 다리
머리엔 선홍색 캪(cap) 좀 봐
움직이는 에스(S)라인, 부러운 몸매라고“
걱정이다
먹고 살겠다는 사람들
흐르는 물에 삽, 곡괭이질 함부로 하고
늘어나는 비닐하우스, 검은 차양망 인삼밭, 구린내 나는 슾지
하지만
겨울이 따뜻하고 사람들 따뜻한 나라
해마다 잘먹고 잘자고 혼인도 한 고마운 나라
걱정이다
봄이 오면 돌아가야 할
러시아 칸카 호반, 중국의 헤이룽 강변에
또다른 변화의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을지도 모를
우리 아이들의 불안한 산실
사람들이여 -
우리를 더 이상 새라고 부르지 마요
사람보다 잘났다고 하지도 마요
세상에 귀족중에 귀족이 되어 버린 생명체
언제나 귀족은 출산의 빈곤에 고민하는 것
신에게 구원을 비오니
내년에도 다시 올 수 있다면
차라리 임진강, 한탄강이 보이는
산으로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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