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경기도는 규제 감옥이다. 철창에 대문까지 16중 규제를 받고 있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경기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경제적 손실과 대책' 주제의 학술토론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지역은 국방부 부대장이 도장을 안찍어주면 화장실 하나 못 고치는 처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연천군과 파주시, 동두천시 등 경기도 북부지역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분단 이전 주민수가 8만5천명이던 연천군은 55년째 인구가 줄어 지금은 4만5천명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도 연천을 수도권이라고 규제를 가하다니 해도 너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전체의 93%를 차지한다"며 "이 어려운 곳에 LG필립스LCD 공장이 들어서자 지방에서 '왜 잘사는 곳에서 공장을 뺏어가냐'고 반발하더라"며 "이들 지역을 수도권이라고 하는 분들은 한번 와서 실상을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북부 지역총생산(GRDP)은 전국 16등이고 도로포장율은 16%에 불과하다. 효순이.미선이 사건만 해도 교통사고 아니냐"면서 "통학로 좀 만들어 달라고 계속 건의하지만 정부가 만들어주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군사시설보호법이 시행된 1972년 12월 이후 2007년까지 34년간 경기도가 총 1천178조원의 소득손실을 입었다는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 돈을 내놓으라는 게 아니라 좀 알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경기연의 오관치 연구위원은 "도(道)는 행정구역의 21.7%를 차지하는 2천213㎢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인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1천178조2천534억원의 소득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 위원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일부에 도시화와 산업기지개발을 허용하면 연간 46조원 이상의 GDP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도시화를 염두에 둔 새로운 방어전략으로 국가와 도(道), 군(軍)과 민(民)이 모두 윈-윈 해야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또 최용환 경기연 책임연구원은 "경기북부 시.군 주민의 59%가 '국가안보를 위해 지역의 희생이 불가피하지만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 지사 외에도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 경기도의회 의원, 교수 등 150명이 참석했으며 김용석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강한구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경기 북부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고 국가와 주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