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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탄리 사람들4/ 마을 버스
  • 2004.03.27
  • 조회 3688
하루 몇 번 인생이 묻어 들어온다

능안 구멍가게 툇마루엔
여인네 치마폭처럼
풀어 헤쳐진 이야기들이
떠날 때까지 걸터앉아
쉬었다가, 돌아선다.

굽이굽이 돌아오는 길
두건 두른 아낙들의
가을걷이 고추농사가 한창이다

"아저씨 접때 왜 그냥 갔어?"
"뭐? 기다렸는데..."
"에~이 뭘 기다려 또 그러면 나 마을버스 안탄다"
"에~이 잔소리말고 고추나 좀 줘!!"
"옛다 많이 먹고 부자나 되라"

그들의 웃음소리가 우주만큼 퍼질 적에
버스 안엔 가슴 한아름 받아온 정이 가득 찼다

논두렁 콩 단 마저 가을볕에 커져갈 때
나는 그곳에서 헤어 나오기 싫은
아름다운 황혼에 풍덩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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