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빗소리 들으며



                               글/신 영





밤새 비가 내린다

비는 땅을 적시고 있다

툭툭 떨어지는 빗소리

밤새 비가 떨어진다

내 깊은 속을 두둘겨 온다

퉁퉁거리며 그리움의 소릴 두들긴다





밤이 재우는 시간들

나는 그 밤에 자지 못하고 있다

수없는 날 기다렸을 내 영혼의 소리앞에

나 가만히 앉아있다





저 내리는 빗 소리를 미리 들어버린 

개미떼들은 모두가 제 구멍을 찾아 들었다

늘여놓은 발자국들을 빗물에 떨어내며

먼지섞인 굴 속으로 몸을 재운다

바깥의 소리를 들으며

굴 속 냄새를 적시고 있다

흠흠한 비에 섞인 땅의 냄새를





이 밤,

밤을 새워 냄새를 삼키고 있다

굴 속에서 굵은 빨대 하나 하늘에 드리우고

구멍타고 들어오는 빗줄기 목구멍에 적신다

마른 기침 참으며 똑똑이며 떨어지는

빗물을 밤새 삼키는 침으로 들이키고 있다





내일은 또 마른 땅을 걸어 가야기에

내 몸을 적시고 있다

저 빗줄기 따라 올라본다

누군가 부어줄 저 빗줄기를

세상은 혼자가 아님을

빗줄기 가늘게 서서 기다리고 있음을

세워지는 땅 속마다

입벌린 마른 심장들에게 꽂혀지고 있음을

숨어버린 여린 가슴들에게 

부어지는 생명수임을





나 알몸으로 받는 비에

남아 떨어지는 빗줄기를 

가슴으로 되받는다

마른 목에 축이며 가슴에 붓는다

메말라 갈라진 봄 땅에 

빗줄기 꾸역꾸역 담아본다

욕심의 가슴팍에

구멍뚫린 가슴팍에

빗물을 담아본다

봄꽃 피우려 애쓰며...





   







       04/24/2005.

  새벽 빗소리에/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