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늘어 경기도 파주시.연천군 등 중서부 전선 민통선 지역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남쪽으로는 임진강, 북쪽으로는 남방한계선 철책 사이에 있는 이곳에 멧돼지.노루.고라니.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급격히 늘면서 옥수수.고구마 등 농작물을 먹어 치우거나 농지를 마구 파헤치고 농작물을 쓰러뜨려 농사를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최근 군내면 일대 장단콩 재배단지의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만 피해 규모가 1백95㏊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벼와 감자.참외.옥수수.고추.고구마.무.배추 등 나머지 농작물도 피해를 봐 전체 피해 면적은 집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연천군 백학.왕징.신서.중면 농경지에도 야생동물이 무리지어 나타나 논밭을 마구 파헤치고 있다. 이 지역 1백여 농가 농부들은 최근 3년여 동안 매년 10만~20여만평의 논밭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농경지 주위에 2백20V짜리 전기 울타리를 무릎 높이로 치는가 하면 그물망 등을 설치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야생동물이 통일촌이나 대성동 마을 등 민가 근처에 출몰하는 경우도 많아 인명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통일촌 주민 이일태(李逸泰.74)씨는 "접적(接敵) 지역에서는 수렵 허가를 받기 어려워 눈뜨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민통선 지역의 야생동물 보호도 중요하겠지만 농민들의 농작물도 보호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