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후보들은 자신을 알리기에 밥 먹을 새도 없이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고 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야 합니다.
포천 장날 장터 입구에서 결혼식, 상가집, 조기축구모임, 향우회, 동문회 그리고 아침 일찍 약수터까지 찾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우스운 일인지 모르지만 생소한 자신의 얼굴을 알려야 하는 후보자로서는 궁여지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거법의 제약 때문에 후보자가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약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의 선거법은 정치인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너무도 많이 제약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정치인들이 금권 타락 선거를 일삼았기 때문에 돌아온 댓가이지만 유권자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없는 정치 문화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할 과제입니다.
한마디로 토론이 없는 정치가 우리네 정치입니다.
상가집을 부지런히 다녔다고, 행사장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밀었다고 열심히 선거 운동을 했다고 평가받는 후진적인 정치가 아직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문제나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짧게라도 토론해 본 적이 있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악수만 하면 정치인인양 합니다.
정치란 정치인의 철학과 비전이 당 시대의 대중과 만나 그 사회의 운동성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런데 철학과 비전이 턱없이 빈곤한데 오직 악수! 악수! 악수만 합니다. 그렇지만 그 시대 정치인의 수준은 딱 유권자의 수준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선택해 놓고 그 다음부터는 정치인 욕하기에 4년을 보냅니다.
특히 기권한 사람들이 더 합니다.
사실 기권한 사람들 덕분에 당선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기권한 사람들은 정치인을 욕할 자신이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기권하면 내가 원하는 그 반대의 사람이 당선됩니다.
기권하면 언제나 최악의 후보가 당선됩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자신의 일 즉 꼭 해야할 자신의 업무를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결과와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시험 공부가 귀찮다고 공부하지 않으면 언제나 최악의 점수를 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젊은 사람들일수록 자랑스럽게(?) 정치에 무관심 하다고 합니다.
투표 안 하는 것, 정치인 우숩게 보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사실 모든 투표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인데 말입니다.
명함을 들고 유권자가 있는 곳에 찾아가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출마한 누구누구입니다.' 하면서 명함을 건네면 많은 사람들은 잘 받아 주십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후보자의 그 간절한 손길을 뿌리칩니다. '됐어요! 관심 없어요!' 심지어는 받아서 그 자리에서 버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시비조로 대뜸 모욕을 줍니다.
아예 무시하고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인들이 비록 실망을 주고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것은 우리기 이미 선택한 과거의 정치인입니다.
후보자들은 미래의 정치인입니다.
그들이 처음 선거 판에 나와서 열정을 가지고 다니다가도 이렇게 무례한 유권자를 만나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모릅니다.
후보자에 대한 심판은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하면 되는데 왜 미리 그들을 모욕하고 상처를 주며 힘 빠지게 합니까?
밤 잠 못 자고 제 때 못 먹고 자신이 살아온 모든 것을 다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까지 마음 졸이며 보내는 시간입니다.
비록 과거의 정치인들이 여러분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더라고 그것은 지난 일일뿐입니다.
지금의 후보자는 후보자일 뿐입니다.
미래형이고 가능태입니다.
그들을 격려하고 또한 비판은 예의 바르게 해야 할 것입니다.
후보자를 대하는 당신의 자세는 곧 당신의 인격입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서울의 지하철 역에서 나눠주는 아주머니들의 상품전단지도 모두 받아 가지고 옵니다.
물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만 그 자리에선 공손히 받아듭니다.
여러분! 후보자에게 친절하게 좀 대해주세요.
그러면 분명 그 후보자들은 좋은 정치인이 되어 여러분에게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