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의 3.1 독립만세운동은 연천군 백학면 두일리 장날 시위에서 시작되어 3월 31일 연천군 적성면 장파리 횃불시위로 퍼져 나갔다. 이어 4월 1일에는 400여 군중이 중면 삼곶리에 모여 연천읍내를 향하여 만세 시위행진을 벌였으며 당시 연천군 관인면 삼율리에서는 4월 1일 시위와 4월 10일 시위가 잇달아 일어나 연천군에서만 총 95명이 체포 구금되었다고 한다.
연천군의 3.1운동은 만세 시위 횟수와 참여 인원 그리고 시위 지속도 면에서 타 시군을 앞서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이었다. 이렇게 연천에서 3.1만세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구한말 일제에 총으로 맞선 의병전쟁의 전통이 연천 지역사회에 면면히 계승되었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를 둘러봐도 연천만큼 의병 전쟁과 3.1운동의 밀접한 연계관계가 확인되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자랑스러운 연천의 독립운동 전통과 정신을 자라나는 새 세대에게 교육하고 지역의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기 위하여 연천독립운동의 체계적 정리가 절실한 상태이다. 이에 본격적인 연천독립운동사의 재조명과 독립운동 성지화 작업에 앞서 연천 3.1운동의 효시인 두일리 장날시위를 소개하고자 한다.
2.두일리 장날 만세운동의 발단과 전개 과정
당시 미산면 석장리에 살면서 농사를 짓고 있던 46세의 조우식은 3월 1일 서울 만세 시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져 나가던 3.1 만세운동을 연천에서도 일으키기 위해 왕징면 동중리에 사는 21세의 청년 정현수를 비롯한 여러 동지를 규합하고 장날에 맞춰 만세 시위를 벌이기로 계획하였다.
3월 21일 파장 무렵인 오후 6시에 조우식이 시장에 모인 군중을 향하여 조선 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치자 두일리에서 날품팔이 생활을 하고 있던 구금룡이 소방용 경종을 때리며 군중이 모이도록 분위기를 잡았다. 정현수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돌로 대문을 두드리면서 만세 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였다.
장년의 조우식과 청년 정현수가 전면에 나서서 지휘하니 순식간에 150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조우식이 친일면장을 찾아내 만세를 함께 부르자고 주장하자 정현수가 민가에 숨은 면장을 붙잡아 와서 같이 만세를 부르게 했다. 이때 만세 시위를 탄압하기 위해 일본 헌병이 출동했지만 투석전으로 맞서며 굴하지 않고 백학면사무소로 돌입하여 면직원들에게 만세를 부를 것을 종용하였다. 면직원들이 말을 듣지 않자 격앙된 군중들이 면사무소 유리창과 문을 부수며 시위양상이 더욱 격렬해졌다.
밤 10시경 시위 군중이 200여명으로 불어나자 조우식과 정현수 등은 옛 마전 관아자리로 이동하자고 제의하였고 시위군중은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며 행진하였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백학면 통구리의 백천기는 21일 밤에 60여명의 동리 사람을 모아 마전리 헌병주재소 앞으로 행진해 왔다.
두일리 시위대와 통구리 시위대는 마전 향교에서 합류하자 대형 태극기를 만들어 세워 놓고 목놓아 조선독립만세를 절규하였다. 이튿날 새벽 닭이 울 때까지 감격적인 독립만세를 외치던 군중들이 석장리로 방향을 틀어 행진하려 할 때 일본 헌병대가 기습적으로 검거작전을 펴 대부분의 만세시위 주도자가 체포되었다.
이 시위로 총 9명이 옥고를 치렀는데 주도자 조우식은 징역 3년, 정현수는 징역 2년, 구금룡, 이낙주(미산면 석장리), 홍순겸(백학면 두일리), 한상혁(미산면 석장리), 김문유(백학면 두일리)는 징역 1년 6월, 김복동(백학면 두일리)은 징역1년, 백천기(백학면 통구리)는 징역8월을 받았다.
3.두일리 만세운동에 대한 평가
첫째, 두일리 만세운동은 연천 3.1운동의 시작이었다는 점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만세운동으로는 상당히 시기가 앞선 선도적 만세운동이었다. 두일리 만세 시위를 계기로 인근 지역에 만세 운동이 급격히 퍼져 나갔다.
둘째, 두일리 만세 운동은 농민이 주도하여 계획하고 추진한 만세운동이었다.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만세운동을 경험한 지식층이나 유학생들이 전파한 것이 아니라 지역내에서 농민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일어난 만세운동이라는 것이다.
셋째, 두일리 만세 운동은 백학 미산 일대의 구한말 의병전쟁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었다. 백학 미산은 옛 마전군 지역으로 1907년부터 1910년까지 연천의 불세출의 의병대장 연기우를 비롯한 수많은 의병들이 일제에 맞서 혁혁한 공적을 세웠던 곳이고, 마전군 지역 주민들 또한 대거 의병전쟁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두일리 만세시위는 시작과 함께 면사무소와 일본헌병주재소를 습격하는 격렬한 양상을 띠게 되었던 것이다.
4.두일리 독립만세운동의 계승을 위한 제언
다른 시군에 비교해 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훌륭한 민족운동의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연천군민은 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해당 지역 주민과 각종 사회단체 및 문화단체가 합심하여 3월 21일 두일리 장날 만세운동을 재현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거행할 것을 제안한다.(독립유공자 후손 초빙)
두일리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기념행사를 매년 거행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자라나는 새 세대에게 교훈을 주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2.두일리 만세시위 발생지에 독립기념공원을 조성하고 기념비를 세울 것을 제안한다.
3.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우리고장 연천]이라는 교과서에 연천 3.1운동을 게재하고 각급 학교에서 3월 21일을 기념하여 강연회를 개최할 것을 교육계에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