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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인의 독백
  • 2005.07.21
  • 조회 3020
가난한 시인의 독백
牛步/고정현


글을 얻기위해
길을 떠나고 싶다


길 위에
동그라니 자리 잡고있는
글을 주어 담고 싶다


산이 부르는 노래를
들이 부는 휘파람 소리를
강이 휘휘 휘저어
이리 돌고 저리 도는 춤 사위를
파도의 群舞(군무)를
보고 듣고 만지고 싶다


오솔길 스쳐 지나가는
다람쥐의 재롱을
도려움으로 물에 뛰어드는
개구리의 몸짓을
새록 새록 돋는 생명을
바람과 구름의 僧舞(승무)를


산 허리 넘으면 변하는 방언들
강 하나 건너면 바뀌는 풍습들
황소와 쟁기로 하나 된 농부들
호미에 하루를 맡긴 아낙들


상상의 날개를 접고
視(시)聽(청)覺(각)으로
글을 얻기위해
길을 떠나고 싶다


*월간문학21 7월호에 실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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