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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고 싶은 길
  • 2005.09.03
  • 조회 3001
함께 걷고 싶은 길
牛步/고정현


삽짝 문 열고 뜰을 나서면
함초롬히 피어있는 꽃들 사이로
작고 좁은 오솔길이 보이는 곳
그 길을 걷고 싶다


흔들리는 갈대에 몸을 숨기면
보는 이 없어 마음 편하여
오롯이 손잡을 수 있는 곳
그 길을 걷고 싶다


수박과 참외가 널브러져있고
콩 대궁과 고추 대궁이 어우러져있고
호박과 오이가 새초 롬이 자리 잡은
그 사이 길을 걷고 싶다


상추와 푸성귀를 벗하며
반딧불과 함께 밤을 지새 고
매미 소리에 낮잠을 청하다가
고추잠자리 너울춤에
훌쩍 걷고 싶을 때


그 길을.....
함께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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