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며 느끼는 것은 정복했다는 기쁨보다는 어쩌면 내 속을 더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을 만나며 더욱 더 작은 나를 만나는 '겸손'을 배우기 때문이 아닐까? 가끔은 가을 하늘의 높푸름은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한다.
때로는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나도 저렇듯 자유로이 날고 싶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산으로 오르기도하고 또한 높이 올라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도 하는가보다. 용기가 있다면 정말 한 번 해보고 싶은 스포츠이다. 마음으로만 꿈 꾸어보는 패러글라이딩이지만, 언젠가 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 언제인가...
그래, 날기 위해서는 늘 바람이 나를 밀어 주어야 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으로는 날 수 없음을 알았다. 날기 위해서는 바람이 앞에서 불어와야 함을 안 것이다. 그래야 새도, 패러글라이더도 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내 인생 살이와 이렇듯 같을 수가 있을까? 모든 일이 순조롭고 행복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다면 아마도 그 행복의 깊이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요즘 가정에 하나뿐인 자녀가 많이 있다. 뭐든 어머니가 알아서 척척 일러준다. 시간표도, 어머니의 시간표와 거의 같은 것이다. "아이에게는 좋아요, 싫어요"의 표현할 자유의 시간 마저도 없다. 다만 어머니의 맞춰진 것에 꿰어져 톱니처럼 잘 따라만 가면 되는 것이다.
어느 때까지 어머니가 바람을 불어 일으켜 줄 것인가? 그 바람으로 날다 그 어머니 곁에 없으면 혼자 힘으로 얼마를 버티며 날아갈 수 있을까? 자식이 정말 높이 멀리까지 날기를 원한다면 혼자의 힘으로 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어머니의 역할이란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다가오는 어려움들도 만나고 겪고 경험해 보면서 혼자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그 앞 바람을 쏘이도록 해 주는 일이 자유로이 훨훨 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얼굴은 창백하고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의 모습이 안스러움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다 귀한 자식들인데 그 어디에 놔둔들 내 자식이 최고가 아닐까? 또 사랑스럽지 않은 자식이 또 있을까? 내 아들은 최고의 자식이기에 남의 딸은 며느리로 데려와 거느리고 싶고 부리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내 딸자식은 남의 집에 보내어 시집살이 시키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은 또 무슨 심보일까? 이렇듯 내 것만이 최고이고 귀하고 남의 것은 그렇지 않다면 이 어찌할까?
이렇듯 가정에서 독자로 있기에 받기만 하다보면 남에게 베푸는 일들을 잊어버릴까 염려가 된다. 사람과의 관계들도,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할 사랑들도 말이다. 한국에서는 공무원 시험도 그렇게 힘겹다한다. 지난 번 한 대기업에서 신입 사원을 뽑는데 경쟁률이 하도 높아 인류 대학을 졸업하고 학위를 받고도 취업란에 허덕이는 인력들이 수 없이 많다한다. 그렇다면 결국은 실력만 같고도 어렵다는 세상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견딜 수 있고, 살아갈 수 있고,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관계'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인간관계'말이다. 배워서 익혀가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더욱 철저히 받아서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더욱 더 경쟁률은 높아만 가는데, 아이들의 창백한 얼굴빛이 언제 발그레 붉은 빛이 돌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없다. 저 모습이 아이들 책임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 진정한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가 생각하는 어머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내 자식이 진정 저 파란 하늘을 날기를 원한다면 스스로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주면 어떨까? 이렇듯 한국에서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 바라본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이지만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 부모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니, 바로 세 아이를 둔 나는 어떠한가? 여유롭게 봐주고 싶어졌다. 멀리 떠나와 있어서일까? 좀 여유로운 마음이 일기 시작한다. 스스로 맞는 바람으로 맞이하라고 그래서 네가 나는 연습을 혼자 해 보라고 일러주고 싶어졌다.
때로는 힘겹기도 하겠지만, 날기 위해서는 뒤에서만 바람이 불어주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가 깨닫을 수 있도록 찬 바람을 맞도록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려 봐주고 싶어졌다. 만나가고 경험해 가면서 얻어지는 참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말이다. 언제인가 높이 날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지켜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