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글/신 영
어머니,
당신은 늘 푸른 소나무셨습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소나무처럼
말없이 서 계셨습니다
강한 비바람과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우뚝 솟았던 소나무셨습니다
어머니,
그러나 당신은
솔잎처럼 섬세하고
부드러운 소나무셨습니다
내 몸 속의 진액을 짜내는 송진처럼
사랑과 희생의 소나무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긴 세월 속에
굳은 상처들을 소나무 껍질처럼
혼자서만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움푹 패인 얼굴의 골 깊은 주름에서
당신의 사랑을 만났습니다
거칠고 갈라진 메마른 손끝에서
당신의 희생을 만났습니다
저만치 걷다 고개 들어
바라보시던 하늘만큼이나
편안함이란 어머니 편에서
멀리에 있었습니다
걷다 한 번 피어본 허리춤 쉼이
얼마만큼의 당신의 쉼이었습니까
당신의 그 쉼을
오래 많이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땅만 바라보지 않으셨길
바램해 보지만
먼저 헤어짐을 아셨던 것일까요
당신은 한 번의 쉼을 마련한 채
떠나가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나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나의 늘 푸른 소나무이십니다
내 마음에 심긴 늘 푸른 소나무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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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기묘년 10월 18일.
---어머니를 멀리 보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사랑하는 막내 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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