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강훈기자]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던 허위(許蔿), 김규식(金奎植), 이정(李楨), 강기운(姜基云), 손병헌(孫炳憲) 등 독립유공자 11명의 후손들이 국내에 살 수 있도록 ‘특별 귀화(歸化)’ 조치가 내려졌다.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등의 국적을 가져 비자 기한이 다하면 출국해야 했던 이들은 이제 우리 국적을 가지고 국내에 완전 정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법무부는 17일 의병대장 허위의 두 손자와 항일 무장운동을 했던 김규식 장군의 외손자 등 33명에 대해 독립운동 유공자 등에 대한 특례 규정에 따라 국적 취득을 허가해줬다고 밝혔다.
허위는 1907년 경기도 포천, 연천, 적성 등에서 의병활동을 벌였으며 이인영(李麟榮)이 이끄는 의병대의 군사장이 돼 서울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허위는 1908년 5월 일본 헌병 40여명에게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에서 처형됐으며, 그의 손자인 허게오르기씨 등 2명이 키르기스스탄 국적을 가지고 살아왔다.
김규식은 구한말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12년 3월 만주로 망명해 서일(徐一), 김좌진(金佐鎭) 장군과 함께 북로군정서를 조직해 사단장으로 활약했다. 1923년 이범석(李範奭) 장군과 고려혁명군을 조직해 총사령에 선출돼 항일 무장운동을 계속했으며 1931년 공산주의자로 전향한 최악(崔岳)에게 피살됐다. 중국에서 살아왔던 외손자와 그의 부인에 대한 특별귀화가 허가됐다.
강기운은 1920년 일제 밀정을 처단하고 압록강 일대에서 군자금 모금활동을 벌였으며, 이정은 북로군정서 비서로 활동하며 청산리 전투에도 참가했다. 강기운의 손녀와 이정의 외손자가 현재 중국 국적으로 살고 있다.
또 손병헌은 상해 임시정부와 간도 용정에서 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으며 김도치는 1919년 3·1운동 당시 일본 경찰서를 습격했다 옥고를 치렀다.
법무부는 이밖에 ▲허위의 친형으로 을사오적 처단 계획을 세운 허겸 ▲만주에서 대종교(大倧敎)에 몸담으면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최관 ▲민족학교인 창동학교 교장으로 민족교육을 실시했던 남인상 ▲3·1운동 당시 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한용발 ▲강원도 원주에서 3·1운동 시위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이면직의 독립 활동을 공개한 뒤, 그의 후손들에 대한 특별귀화를 허가했다.
강훈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nukus.chosun.com] |
